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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천지 - 나는 기술 위에 기어가는 법

작성자 사진: Gooya YoGooya Yo

계약에 대한 너무나 지루한 글을 쓰다 보니, 한 템포 쉬어가고 싶다.

운전의 사각지대처럼,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아마 가장 광범위한 법의 사각지대에 살고 있는 지도 모른다. 정쟁을 위해 유딩수준의 언쟁을 벌이는 국회의원의 집무실에는 얼마나 많은 처리되지 않은 입법안들이 쌓여있을까?


기술의 변화가 빠르다는 말로도 부족한 어마어마한 속도로 일어나고 있다. 기술 변화는 사회현상의 변화를 야기하고 사회체제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아시아 태평양 연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일으킨 캘리포니아의 해일과 같이 말이다.


'법률에 의해 규정되지 않은 일체의 모든 행위는 사법부, 행정부 및 관련 집행기관의 유권해석에 따라 규제할 수 있다.'라는 위헌 자체인 포괄 법안이 입법되지 않을까 하는 망측한 상상도 하게 된다.

법을 좀 아는 사람들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손사래를 치겠지만 실제로 이러한 규제는 세계적으로 곳곳에서 현재 진행 중이다.


금융시장의 뜨거운 감자인 가상화폐는 십여 년을 실제 관련 법규나 규정 없이 수천 조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며 거래되고 있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Biance와 미국 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Coinbase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최근 기소하였다. 가상화폐의 증권성이 명확하지 않아, 이 둘 거래소에 대해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기소권을 보유하고 있는지도 의문인 상황에서 말이다.


하물며 이런 사태를 예견이라도 한 듯이, Coinbase는 기소되기 몇 개월 전에, 가상자산의 증권 해당 여부에 대한 유권해석을 이미 SEC에 의뢰하였으나 아무런 답을 받지 못하고 금번 기소를 당하는 곤욕을 치르게 된 것이다.


거리의 부랑자가 옷을 불량하게 입었다고 경찰이 현행범으로 연행한 꼴이랄까?

'죄목이 뭐죠?'

'알 것 없어. 일단 위험해 보이니까 연행하는 거야!'

거의 이 수준이다.


서부 개척시대에도 일어나지 않을 일들이 지금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미 십수 년간 혁신적인 금융상품에 대한 출현에도 불구하고, 관련 법규는 공백이거나 진행 중인 경우가 허다하여 이번의 사태는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다고 이렇게 불합리하고 야만적인 모습으로 일어날 줄이야!!

상공을 민첩하게 헤집는 드론의 경우, 맞지 않은 옷을 입히듯이 미국 연방안전교통위원회는 항공기 운항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여 미국 내 드론 산업을 초토화시키기도 하였으며,


영국에서 이미 기술 개발이 완료된 Aeromobil은 관련 법안의 입안을 기다리며 대량 생산의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의 가장 큰 화제였던 생성형 AI(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가 생성해 낸, 저작물에 대한 관련 지적재산권 법규가 전무하기에, 사법부는 옹색하게 case by case로 구차한 법리를 펼치며 권리 해석을 하고 있다. 이에 따른 이해 당사자들의 볼멘 항의를 듣고 있는 실정이다.


어디 이뿐이겠는가? 듣도 보도 못한 기술과 제품들은 사상 유례가 없는 사법의 사각지대를 만들어내고 있다.

멀리서 보면 거의 Big-Bang 수준이 아닐까 감히 상상해 본다.


혼돈(Anomy)과 사법 규제의 무정부(Anarchy) 상태를 현대인들은 인지할 틈도 없이 살아내고 있다.

여기에서 시작한 혼돈이 어떤 사회적 변화를 몰고 올지, 저명한 사회학자도 정치인도 어슴푸레하게나마도 감을 못 잡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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