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동이가 100원을 주고 갑돌이게에 구슬 5개를 사기로 했다.
계약의 유효한 성립이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제목에 적힌 계약의 약인(Consideration)이 뭘까?
'약인'이라는 한글 그대로도 모르겠고, 영어로도 'consideration'이 계약법에서 '약인'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은 변호사나 로스쿨 학생 정도일 것이다.
쉽게,
길동이가 주는 '100원'과
갑돌이가 파는 '구슬 5개'가 약인이다.
다른 경우를 한번 보자.
엄마가 한 달 동안 쓰레기를 버리면 20만 원을 주기로 했다.
여기에서 약인(consideration)은?
내가 한 달 내내 쓰레기를 치워주는 행위(서비스) 그리고
엄마가 한 달 후에 주는 20만 원이
계약에서 약인이다.
너무 쉬운 개념을 어려운 용어로 설명하는 것이 이쪽 분야의 특징이다. 전문가로서 먹고살기 위한 방편일 수도 있지만,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걸린 법률행위에 대한 정의는 섬세하다 못해 몇 차원을 더 생각해야 이것도 해결하고 저것도 해결하게 되는 이유가 있기는 하다.
학교에서 배울 때는 수긍을 했는데, 고차원적인 이유가 뭐냐고 하면? 잊어버렸다.
다른 말로,
주고받는 것이다.
거래가, 계약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한 사람이 무언가를 주면, 그 상대방도 무언가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 무엇에 해당하는 약인에는 사물, 돈 - 통칭하여 '재화' -, 용역(서비스), 부작위(마땅히 할 일인데 거래 상대방의 이익을 위하여 하지 않는 것), 작위(마땅히 하지 않을 일인데, 계약 상대방을 위하여 하는 것) 등이 해당된다.
쉽게 그리고 간략하게
돈, 물건, 서비스 정도로 생각하자.
나머지 복잡한 약인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주변에 로스쿨 다니는 학생이나 법률전문가의 조언을 반드시 받도록 하자.
그렇다면, 주고받는 거래가 모두 유효한 계약인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 이번 포스트를 쓰는 이유이다.
주고받는데, 글로 작성하고 서명까지 하였는데 뭐가 문제일까?
주고받는 내용이 위법인 경우,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경우,
사기인 경우,
제3자의 신체의 상해를 입히거나
재산에 손해를 가하는 행위인 경우,
공공정책에 반하는 경우, 현행 규정에 반하는 경우 등에 해당하면 이 주고받는 행위(consideration)가 위법하여 계약 자체를 무효화시키게 된다.
계약 자체를 없었던 것으로 만든다는 이야기이다.
갑돌이가 철수를 흠씻 두들겨 패주면 길동이가 1000원을 주기로 한 거래 - 계약이거니 하고 갑돌이가 철수를 패고 길동이에게 1000원을 받을라치면 1000원을 못 받는 것은 고사하고 갑돌이는 형사 기소까지 될 것이다.
갑돌이가 불법 외설물을 다운로드해서 길동이에게 주고 길동이에게 1000원을 받기로 한 경우
- 선량한 사회 풍속에 위반되어 무효다. 불법 외설물이니 관련 강행규정 위반으로 형사 기소될 수 있다.
엄마가 10만 원 줄 테니 분리수거되지 않은 쓰레기를 한꺼번에 자루에 싸서 소각하라고 한 경우 - 현행 규정 위반으로 무효이다.
어제 회원 가입비가 20만 원인 불법 도박사이트에 가입했는데 이 사이트가 폐쇄되었다. 계약 의무 불이행으로 내 돈 20만 원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더 이상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더라도 계약 자체가 무효이기 때문에 손해배상이나 부당이득의 반환을 생각할 여지가 없다.
계약의 약인 - 서로 주고받는 것 - 은 유효한 계약의 성립을 위한 요건이다.
이 주고받는 것 중 하나라도 마음에서 켕기는 또는 떳떳지 못한 것이 있다면,
첫째, 그 거래를 하지 말 것이며
둘째, 정확하게 선을 긋기가 모호하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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